숨비소리

지수빈
2023-05-20
조회수 364

해녀들의 호흡소리이자 서로의 생사 안부를

주고받는 소리. 숨비소리. 

의미도, 단어를 발음하며 내는 소리도, 실제 해녀들이 휘파람소리처럼 내는 그 소리도 다 곱고 귀해서 좋아한다. 

근데 그런 숨비를 이름으로 가진 프리다이빙센터라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실은 8년전에 다른 프리다이빙 센터에서 처음 프리다이빙을 배웠었다. 이퀄라이징이 되는건지 뭔지. 덕다이빙 자세는 옳은건지 아닌지. 아무 것도 모른채 기본 교육도 안된 상태에서 바다를 겪었기에 패닉이 왔고 프리이멀젼으로 겨우 6-7m 남짓 억지로 내려가고나니 ssi lv1 라이센스가 내 손에 쥐어졌다. 

값지지도 보람되지도 않은 라이센스는 프리다이빙에 대한, 바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쉽게 얻은 것은 포기도 쉬워지는게 당연하니까. 

그렇게 일하느라 이런저런 핑계로 8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물 속이 궁금해졌다.

수원에 있는 숨비센터에서 처음 만난 양강사님의 인상은 실력이 되지 않으면 라이센스도 딥스테이션도 갈 수 없다는 단호함이었다. 

그 단호함을 직접 보고 겪으며 속으로 나는 여기서 바닷길을 열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기본기부터 하나하나 섭렵해서 끝장을 봐야 속이 시원한 성격인 내게 숨비센터는 이름만큼이나 귀한 곳이되었다. 

그 후로 나는 수원풀장을 일주일에 3일 정도 들락거리며 혼나기도 하고 칭찬을 듣기도 하며 바다에 다시 나갈 그 날을 기다렸다. 

바다는 위험하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기에 기본부터 탄탄하게 다져서 제대로 느껴보리라 생각하며 강사님의 가르침과 나 스스로에게 더욱더 집중하게 되었다.   

처음엔 다리에 힘이 없어 핀도 제대로 못차던 나를 하나하나 가르치고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챙겨주며 이끌어주신 강사님 덕에 바다를 탐험하는 진정한 프리다이버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그 후로 제주도, 코론, 사이판까지 바닷속 즐거움을 다시금 일깨워준 숨비센터와 양강사님께 존경과 감사를 전해본다. 

앞으로의 바다도 숨비와 함께. 


Ps. CO2테이블 훈련할때 나도 모르게 내가 숨비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이퀄라이징 잘될때 보다 더 기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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